이야기/NOTE

[자작시] 빗소리

TR.H.Lee 2014. 9. 10. 14:57

빗소리

 

문이 열렸나 보다
바람이 날린다.
후두둑 반기지 않는 손님이
내 방에 들어선다.

 

가볍게 날리는 미풍에
코끝에 걸린 시원함이 들어선다.
내 마음을 깨우는 손님인가 보다.

 

더욱더 세찬 소리가 내 귓가에 맴돈다.
바람은 빠르게 그리고 더욱 신나게
청하지 않는 손님을 내 방 뿐만 아니라
내 코 끝과 얼굴로 초대한다.

 

그래도 싫지 않은건 무얼까?
창문을 닫아서지 않아도
괜시리 이렇게 마주할수 있는 마음은
어디서 부터 시작된 걸까?

 

그럴지도 모른다.
아주 나약하게 빛을 보기 전에
나는 이미 축축함과 뭉글함에
사로잡혀 친해졌는지도
아마 창조주는 알고 있겠지.

 

내 기억 어디선가
잃어버린 시간 속에서
나는 빗속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거기서 그 분과 춤을 추었는지도..

 

바람이 분다.
그리고 빗방울이 사정없이 들어온다.
내 얼굴과 코 끝 그리고 내 주변에도
온통 축제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다.

 

2014.9.10 by TR.H.Lee